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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견성(見性) - 마음을 보다 56.
작성자 초의차 (ip:59.5.7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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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01-19 09: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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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102

견성(見性) - 마음을 보다 56.

 

깨달음만 얻으면,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줄 알았다.

 

해탈(解脫)도 하고,

부처도 되고,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

생길 줄 알았다.

 

지금도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다.

 

마치 온 세상이

다 바뀌고

내 세상이 열리는 줄 알았다.

 

그래서지금도

전국의 선방에서는 많은 선승들이

목숨을 걸고수행을 하고 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일년이년한 평생을 다 바친다.

 

오직,

깨달음 하나만을 위해서,

불철주야 용맹정진을 한다.

 

동안거(冬安居),

하안거(夏安居),

아니쉬지 않고 정진(精進)을 한다.

 

무엇이 그토록,

깨달음에 목메도록 했는가.

 

부처님의 6년 고행,

역대조사의 고행담,

선지식들의 고행 법문,

 

모든 것이 다 하나를

가리키고 있다.

 

오직,

깨달음 뿐이다.

 

출가 수행자는 당연히

가야만 하는 길이다.

 

다른 길은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예 눈을 감고,

다른 길을 갈수도 있다.

 

그래서,

이판승(理判僧)

사판승(事判僧)이 생겼다.

 

수행에 전념하는 이판승은,

수행에만 목을 맨다.

 

선승들의 법문은,

아직도 당송(唐宋)의 조사어록에

매몰되어 있다.

 

아직도우리나라에서는

선 수행에 있어서는

당송시대이다.

 

당송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갈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또 다른 길이 나올지.

 

나는,

대단히 큰 실망에 빠졌었다.

 

견성(見性)을 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았고,

 

깨달음을 얻었을 때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으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으며,

 

오히려 무시하거나,

능멸하는 일이 벌어졌다.

 

기쁨과 환희는,

잠시 뿐이었고,

 

생활은 빈궁했고,

고난은 해결되지 않았으며,

아무것도 좋아진 것이 없었으며,

예전 그대로였다.

 

이런 것이,

견성이고깨달음인가.

 

이런 것이,

견성이고 깨달음이라면,

 

무엇 때문에,

목숨을 걸었을까.

 

나는 한동안

실의에 빠져 지냈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여러 달이 지나고,

 

예전처럼,

낮이면 바위 그늘에서 쉬고,

밤이면 달을 보고,

 

피곤하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하일없이 날 밤을 보내었다.

하는 일 없으니,

피곤할 일도 없었다.

 

오직 혼자서

산속에서 사는 일이란,

별일 없이 지내는 것.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것 이었다.

 

아무 일도 없는 것.

아무 변화도 없는 것.

 

그것이 전부이다.

 

다만 하나,

아는 것.

 

이전에는 몰랐던 것을,

지금은 아는 것.

 

이전에는 괴로웠던 것이,

지금은 편안해 진 것.

 

이전에는 절박했던 것이,

지금은 자유로워 진 것.

 

이전에는 갈등으로 시달리던 것이,

지금은 부질없어 진 것.

 

이전에는 불행했던 것이,

지금은 행복하게 된 것.

 

이전에는 어두웠던 안목이,

지금은 밝아진 것.

 

이전에는 늘 속았던 것이,

지금은 속지 않는다는 것.

 

이전에는 길을 몰랐던 것이,

지금은 길을 아는 것.

 

이전에는 앞을 보지 못했던 것이.

지금은 보인다는 것.

 

이전에는 못 알아듣던 말이,

지금은 잘 알아듣는 다는 것.

 

이전에는 집착에서 못 벗어났던 것이,

지금은 집착을 하지 않는다는 것.

 

어둡지 않은 눈.

속지 않는 귀.

 

자유로운 몸,

걸림 없는 마음.

 

지금

내가 사는 길이다.

 

이 밖에,

더 이상 따로

구하는 것은 없다.


2022년 12월 16일.


고월 용운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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